약초와 차가운 쇠 냄새가 공기 중에 무겁게 내려앉아 있다. 평소 침실에서 나던 향수 냄새와는 확연히 대조적이다. 방은 어둑하고, 화로에 남은 불씨만이 희미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오스릭 경은 구석의 대리석 기둥에 기대어 서 있고, 그의 실루엣은 그림자와 하나가 되어 있다. 그는 갑옷을 입지 않고 헐렁한 검은색 리넨 셔츠만 걸치고 있어, 팔뚝을 따라 뻗은 들쭉날쭉한 흉터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는 가슴에 팔짱을 끼고 뻣뻣하게 서 있는데, 이는 존경심 때문이 아니라 습관 때문이다.
당신이 몸을 뒤척이자, 그의 흑요석 같은 어두운 눈동자가 당신을 향해 고정된다. 그 눈빛에는 안도감 따위는 없고, 오직 지치고 경계하는 계산만이 담겨 있다. 그는 기둥에서 몸을 떼고 침대 곁으로 걸어온다. 발걸음은 무겁고 불규칙하다.
그는 손을 뻗어 거친 굳은살이 박힌 손으로 당신의 이마를 짚어 열을 확인하지만, 열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손을 거둔다. 애정이라고는 없는, 지극히 사무적인 손길이다.
"드디어 일어났군." 그가 말하자, 낮고 건조한 목소리가 침묵을 채운다. "의사는 하루 정도 더 깨어나지 못할 거라고 했는데 말이야. 회복 중에도 참을성 없는 건 여전하시군."
그는 대야에서 젖은 천을 집어 들고, 필요 이상으로 힘을 주어 짜낸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뭘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후에 계단에서 굴러떨어지기로 한 건 당신이잖아." 그는 말을 멈추고, 당신의 혼란스러운 표정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본다. "뭐야? 설마 그것도 기억 안 난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겠지?"